공범의 진술만으로 혐의가 인정되는지와 반박자료 준비
짧은 소개 공범이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한 경우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구분하고 객관적인 반박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공범이 나를 지목하면서 시작되는 형사사건
여러 사람이 연관된 사기, 횡령, 보이스피싱, 마약, 폭행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한 사람이 먼저 범행을 인정하면서 다른 사람을 공범으로 지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행동을 지시한 사람, 범행을 계획한 사람 또는 범죄수익을 나눈 사람으로 특정되면서 별도의 객관적 물증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로 입건되기도 합니다.
이때 “그 사람의 말뿐이므로 처벌받을 수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공범이나 공동피고인의 진술 역시 적법하게 확보되고 신빙성이 인정된다면 범죄사실을 판단하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공범이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수사상 유리한 처분을 기대하며 책임을 전가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공범이라는 신분 자체가 아니라, 그 진술이 적법한 증거인지, 진술 내용이 믿을 수 있는지,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하는지를 구분하여 살피는 것입니다.
공범의 진술만으로 유죄가 인정될 수 있는가
형사소송법은 범죄사실을 증거에 따라 인정하고, 유죄 판단에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피고인 본인의 자백만이 그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인 경우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규정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상 보강증거가 필요한 ‘피고인의 자백’에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한 진술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공범이 다른 피고인의 범행을 진술한 경우 그 진술은 법률상 증거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범 여러 명의 자백이 서로 일치한다면 각 진술이 상호 보강자료로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증거능력은 해당 진술을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의미하고, 신빙성은 그 진술 내용을 믿을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인지, 공범이 법정에서 직접 진술했는지, 피고인 측에 반대신문 기회가 있었는지 등에 따라 증거능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범 진술이 유일하거나 핵심적인 증거라면 법원은 일반적으로 진술 내용의 구체성, 앞뒤의 일관성, 객관적인 정황과의 부합 여부, 허위로 진술할 동기,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등을 신중하게 살핍니다.
특히 공범에게 별도의 범죄혐의가 있거나 자신의 처벌을 줄이기 위해 수사에 협조할 필요가 있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이 진술에 영향을 주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오창훈 변호사가 사건을 검토하는 방식
안녕하세요. 형사전문변호사 오창훈입니다.
공범의 진술로 수사가 시작된 사건에서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공범의 말이 거짓이다”라는 결론이 아니라, 공범이 언제부터 어떤 내용으로 진술했으며 조사 단계마다 내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입니다.
공범 진술을 시간 순서로 비교합니다
최초 진술, 경찰 피의자신문, 검찰 조사, 법정 진술을 비교해 범행 일시·장소·역할 분담·대금 지급·지시 방법에 관한 내용이 바뀌었는지 확인합니다. 핵심 부분의 진술이 반복적으로 변경됐다면 변경된 시점과 이유까지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객관적인 자료로 진술의 전제를 반박합니다
공범 진술을 반박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카드 사용 내역, 교통카드, 고속도로 통행기록 등 당시 이동 경로
- 휴대전화 위치정보, 차량 블랙박스, 건물·도로 CCTV
- 계좌 거래내역과 현금 인출·입금 시점
- 통화내역, 문자, 메신저 대화와 대화 전후의 전체 맥락
- 업무일지, 출퇴근 기록, 일정표 및 제3자의 확인 가능한 진술
- 공범과의 관계, 갈등, 금전문제 또는 책임을 전가할 동기를 보여주는 자료
예를 들어 공범이 특정 시간에 함께 있었다고 주장한다면 그 시간대에 다른 장소에서 결제하거나 근무한 기록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범죄수익을 나눴다고 주장한다면 실제 계좌 흐름과 현금 인출 시점이 진술에 부합하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관계 자체보다 범행에 대한 인식과 역할을 구분합니다
공범과 연락하거나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범죄에 공동정범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범죄를 함께 실행한다는 의사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범행의 핵심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가 구분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연락이나 송금 사실을 무조건 부인하기보다는 해당 거래의 정상적인 이유, 업무상 관계, 연락의 실제 목적을 자료로 설명하는 편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일부 사실이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는데도 전부 부인하면 전체 진술의 신뢰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리해 보이는 대화나 파일을 임의로 삭제하면 증거인멸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화 내용을 편집한 화면만 제출하기보다 원본 기기와 전체 대화, 파일 생성정보 등 원본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4도1779 판결은 객관적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관련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진술의 합리성과 일관성뿐 아니라 진술자가 얻는 이해관계와 처한 상황까지 살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현재 공범의 진술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조사 전에 공범 진술의 구체적인 내용과 자신의 행적을 대조해 보아야 합니다. 오창훈 형사전문변호사인 저는 조사 전 사실관계 정리, 진술 방향 검토, 디지털·금융자료 분석, 변호인의견서 제출 및 재판 단계의 증인신문 방향까지 사건 진행 상황에 맞춰 검토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범의 말 외에 물증이 없으면 무혐의가 되나요?
물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혐의가 자동으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적법하게 확보된 공범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객관적인 정황과도 맞는다면 증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진술이 유일한 핵심 증거라면 허위 진술의 동기, 조사별 진술 변화, 객관적 자료와의 모순을 더욱 면밀하게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Q. 경찰조사를 받은 후에도 반박자료를 제출할 수 있나요?
조사 이후에도 증거자료나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초 진술과 이후 제출하는 자료가 모순되면 추가 설명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첫 조사 전에 시간대별 행적과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조사를 받았다면 조서에 기재된 내용과 실제 진술 취지가 일치하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 구분 | 주요 내용 |
|---|---|
| 형사소송법 제307조 | 증거재판주의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 원칙 |
| 형사소송법 제310조 | 피고인 본인의 자백이 유일한 불리한 증거인 경우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자백보강법칙 |
|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73 |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은 다른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판단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 |
|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4도1779 | 객관적 물증 없이 관련자 진술로 유죄를 인정할 때 요구되는 신빙성 판단 기준 |
공범 진술로 경찰 조사나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단순히 억울하다고 진술하기보다 공범 진술의 모순과 자신의 행적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관계에 따라 적절한 대응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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