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수거 역할을 한 경우 고의와 공범 판단
고액 아르바이트로 현금을 받아 전달한 사건에서 보이스피싱 인식 여부와 공동정범·방조범을 구분하는 기준을 살펴봅니다.
현금을 운반했을 뿐인데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조사받는 경우
구직사이트나 문자메시지에서 채권추심, 대출금 회수, 세금 환급금 전달 또는 거래대금 수금 업무라는 광고를 보고 일을 시작했다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례가 있습니다.
업무 지시자는 피해자를 만나 현금을 받아오면 일당이나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텔레그램이나 메신저로 피해자의 위치를 알려주고,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말하거나 채무변제 확인서 등을 보여주도록 지시하기도 합니다.
현금을 받은 뒤에는 여러 은행과 무인기기를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 명의 계좌로 나누어 입금하거나, 지하철역·상가 등에서 별도의 전달자에게 현금을 넘기라는 지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거책은 정상적인 채권회수 업무로 알았고 자신도 구직사기의 피해자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이러한 진술과 함께 업무를 맡게 된 과정, 현금을 수거하고 전달한 구체적인 방식, 보수와 지시 내용 등을 종합해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사기죄의 고의와 공동정범·방조범의 구분
1. 보이스피싱 사기죄의 고의
사기죄는 다른 사람을 속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입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자신이 받거나 전달하는 돈이 피해자를 속여 교부받은 돈이라는 점을 인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조직의 총책이 누구인지, 피해자에게 검찰·금융기관·대출업체 중 무엇을 사칭했는지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상적인 거래대금이 아닐 수 있고 사기범죄로 취득한 돈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수수료를 받을 생각으로 현금을 계속 수거하고 전달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단순한 과실과 미필적 고의의 차이
업무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거나 사업자등록증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주의에 관한 정황입니다. 이러한 사정만으로 보이스피싱 사기죄의 고의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려면 범죄일 가능성을 인식한 것에 더해,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어도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내심의 용인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다만 고의는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내심의 사실이므로 메신저 지시, 피해자를 만났을 때의 행동, 비정상적인 송금 방식, 수거 횟수와 금액 등 간접사실을 통해 판단합니다.
3. 사기 공동정범
공동정범은 여러 사람이 범죄를 함께 실현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역할을 나누어 범행을 실행한 경우입니다.
보이스피싱은 총책, 콜센터 상담원, 피해자 유인책, 현금수거책, 송금책과 전달책 등이 각자 역할을 나누어 수행하는 구조입니다. 현금수거책은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따라 현금을 직접 넘겨받는 역할을 하므로 사기범행의 핵심적인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조직원과 함께 범행을 계획하거나 총책을 직접 만날 필요는 없습니다. 앞선 조직원의 지시를 받아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면서 범죄를 공동으로 실현하려는 의사가 결합됐다면 공동정범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공동정범이 인정되면 자신이 직접 만난 피해자와 수거한 금액뿐 아니라 공모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다른 공범의 실행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공모 시점과 범위는 피해자별·범행별로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4. 사기방조범
사기방조는 정범이 사기범행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그 실행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쉽게 만든 경우입니다.
범죄를 함께 지배하고 실현하려는 공동가공의 의사까지 인정하기 어렵더라도, 피해금의 인출·운반·전달이나 계좌 제공을 통해 사기범행을 용이하게 했다면 방조범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이 감경됩니다. 그러나 단순히 직급이 낮거나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역할의 중요성, 피해자의 현금을 직접 수거했는지와 범행 과정에 대한 지배 정도를 살펴야 합니다.
5. 사기 기수 이후에 처음 가담한 경우
피해자가 이미 현금을 수거책에게 교부해 사기범행이 완료된 뒤 처음으로 돈의 운반이나 환전 업무에 관여했다면, 그 사실만으로 앞선 사기범행의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범행 전에 피해금 운반을 약속했거나 사기 실행과 연결된 역할을 미리 분담했다면 공범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기 기수 후 처음 가담한 경우에는 범죄수익의 취득·처분을 가장하거나 은닉한 별도의 범죄가 성립하는지도 검토됩니다.
6. 추가로 적용될 수 있는 혐의
현금을 수거하면서 금융회사 명의의 채무변제 확인서나 위임장을 위조해 피해자에게 보여주었다면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또는 공문서 관련 범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무통장입금을 하거나 타인 명의 계좌·체크카드를 전달받아 사용한 경우에는 주민등록법 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피해금을 여러 계좌로 분산 송금하고 출처나 귀속을 숨기는 역할을 했다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함께 수사될 수 있습니다. 실제 적용 여부는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인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 구분 | 주요 판단 기준 | 책임의 범위 |
|---|---|---|
| 공동정범 | 공동가공의 의사와 핵심 역할 분담 | 공모 범위 안의 전체 사기범행 책임 |
| 방조범 | 사기 인식 아래 실행을 용이하게 한 행위 | 정범의 범행을 도운 범위, 법정 감경 |
| 고의 없음 | 범죄 이용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 | 사기죄 책임 부정 가능, 다른 법 위반은 별도 |
오창훈 변호사가 현금수거책 사건에서 확인하는 객관적 자료
안녕하세요. 형사전문변호사 오창훈입니다.
제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건을 검토할 때에는 피의자가 “몰랐다”거나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는 내용만으로 결론을 정하지 않습니다. 일을 시작한 경위부터 각 현금을 전달한 시점까지 인식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범행별로 나누어 확인합니다.
구인광고와 채용 과정을 확인합니다
구직사이트 게시글과 문자, 회사 홈페이지, 사업자등록증, 근로계약서, 면접장소와 채용담당자의 정보를 확인합니다.
실제 사무실에서 면접을 보고 회사 명의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와, 담당자의 얼굴과 실명도 모른 채 텔레그램으로만 지시받은 경우는 업무의 정상성을 인식한 정도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업무 지시의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합니다
피해자를 어떤 호칭으로 부르라고 했는지, 자신을 금융기관 직원이나 채권추심회사 직원으로 소개하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피해자에게 보여줄 서류를 누가 작성했는지를 확인합니다.
현금을 받은 뒤 즉시 메신저 대화를 삭제하거나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바꾸고, 경찰을 만나면 다른 설명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면 범죄 인식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현금 수거와 송금 방식의 비정상성을 확인합니다
모르는 사람에게서 수천만원의 현금을 직접 받고, 회사 계좌가 아닌 여러 개인 명의 계좌로 분산 입금하거나 제3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경우에는 업무의 정상성이 문제 됩니다.
은행 직원이 송금 목적을 질문하면 거짓말하도록 했는지, 일정 금액 이하로 나누어 여러 지점에서 입금하도록 했는지와 현금을 다시 이름을 모르는 사람에게 전달했는지도 확인합니다.
수거 횟수와 금액, 보수 지급방식을 확인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 여러 피해자로부터 거액을 반복적으로 수거했는지, 단순한 전달 업무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일당이나 수거액의 일정 비율을 받았는지를 살펴봅니다.
급여명세서나 원천징수 없이 현금 또는 다른 사람 명의로 보수를 지급받고, 업무를 마칠 때마다 지시자의 계정을 바꿨다면 고의를 추정하는 정황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범죄 가능성을 인식했는지 구분합니다
첫 번째 현금 수거 당시에는 정상적인 업무로 믿었더라도 피해자가 보이스피싱이 아니냐고 항의하거나, 은행 직원과 경찰이 거래를 중단하도록 경고한 뒤 업무를 계속했다면 이후 범행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든 수거행위를 하나로 묶어 진술하기보다 각 피해자를 만난 시점, 당시 받은 지시와 새롭게 알게 된 사정을 구분해야 합니다.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와 진술을 대조합니다
메신저 대화, 통화내역, 위치기록, 사진, 위조문서 파일과 계좌이체 내역은 업무 내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경찰 연락을 받은 뒤 대화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탈퇴하면 수사 회피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기존 자료를 그대로 보존하고, 삭제된 대화가 복구된 경우에는 대화 전체의 맥락과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건에서는 범행 전체를 자세히 알았는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하고 전달하는 일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계속했는지가 핵심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형사전문변호사인 저는 채용 과정과 메신저 지시, 피해자별 수거 경위, 송금방법과 포렌식 자료를 분석해 고의와 공동정범·방조범의 범위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자신의 업무가 사기범행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실제로 인식하지 못했다면 사기죄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채용과정, 익명 메신저 지시, 현금 수거·송금 방식, 수거 횟수와 보수 등 객관적인 정황을 종합해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Q. 지시받은 현금만 전달했다면 사기방조범인가요?
하위 역할을 맡았거나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방조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의 현금을 직접 받아 조직에 전달하는 역할은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핵심적인 기능으로 평가될 수 있어 공동정범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범행을 공동으로 실현하려는 의사와 역할의 중요성이 부족하고 실행을 용이하게 한 정도라면 방조범 여부를 검토합니다.
관련 법령과 판례
| 구분 | 주요 내용 | 사건에서 확인할 부분 |
|---|---|---|
| 형법 제13조 | 범죄사실의 인식이 없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처벌하지 않음 | 단순 과실과 미필적 고의의 구분 |
| 형법 제30조 | 2인 이상이 공동해 범죄를 실행한 경우 공동정범 | 순차 공모, 공동가공의 의사와 역할 분담 |
| 형법 제32조 |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종범과 형의 감경 | 사기 인식과 실행을 용이하게 한 행위 |
| 형법 제347조 | 기망을 통한 재물·재산상 이익 취득 | 피해자의 현금 교부와 수거책의 인식 |
| 대법원 2024도11716 | 현금수거책의 공모·고의를 판단할 구체적 정황 제시 | 채용과정, 지시내용, 송금방법, 횟수·금액과 보수 |
| 대법원 2024도10141 | 구체적 기망 수법을 몰라도 미필적 인식으로 공모 가능 | 익명 연락, 위조서류, 제3자 정보 이용 송금 |
| 대법원 2012도2628 | 방조의 고의와 정범 범죄에 대한 미필적 인식 | 공동정범이 아닌 사기방조 성립 여부 |
오창훈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서울대학교 및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現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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