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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2026-07-20

사실을 공개했는데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는 이유

진실한 사실을 공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가 문제되는 이유와 공연성·특정성·공공의 이익 판단 기준을 설명합니다.

01

명예훼손죄가 보호하는 것은 사회적 평가입니다

상대방의 잘못이나 과거 행적을 사실대로 말했는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면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처벌받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예훼손죄가 보호하는 대상은 본인이 스스로 느끼는 명예감정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그 사람에게 부여되는 인격적 가치와 평가입니다. 공개된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그로 인해 상대방이 범죄자, 부도덕한 사람 또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생겼다면 명예 침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과거 형사처벌, 채무 연체, 직장 내 징계, 질병이나 사적인 관계에 관한 내용을 다수에게 공개했다면 내용이 진실하더라도 공개 범위와 목적에 따라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사실’이라는 표현의 의미

형법 제307조에서 말하는 사실은 반드시 진실이라는 뜻이 아니라, 증거로 참과 거짓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를 뜻합니다. 단순한 욕설이나 추상적인 평가는 모욕죄 또는 의견표현의 문제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사람이 지난해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표현은 증거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적시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은 최악이다”와 같은 표현은 구체적인 사실보다 가치판단이나 모욕적 표현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의견처럼 보이는 표현이라도 그 전제로 특정한 비위사실이 곧바로 유추된다면 사실적시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표현에 사용된 단어만이 아니라 전체 문맥을 확인해야 합니다.

02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성립요건과 처벌 규정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상대방에게 불쾌한 말을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공연성, 피해자 특정,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와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판단요소 주요 확인 내용
공연성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내용을 알 수 있었는지, 소수에게 말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개연성이 있었는지
특정성 실명을 쓰지 않았더라도 주변 사람이 표현의 대상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는지
사실의 적시 증거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을 표현했는지
명예 침해 가능성 표현 내용이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었는지
고의 사실을 공개한다는 점과 그로 인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될 가능성을 인식했는지

형법상 사실적시와 허위사실 적시는 처벌이 다릅니다

구분 법정형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정보통신망상 사실적시 명예훼손 비방할 목적으로 공개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정보통신망상 허위사실 명예훼손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개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들은 경우에 주로 인정됩니다. 단체채팅방, 직장 회의, 아파트 입주민 게시판, 공개된 SNS와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린 경우에는 공연성이 문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상대방이 해당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개연성이 있고 말한 사람도 이를 인식하고 용인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밀유지가 예상되는 밀접한 관계에서 사적인 상담을 위해 전달했고 객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낮았다면 공연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상대방과의 관계, 발언 장소, 전달 목적과 이후 실제 전파 경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실명을 쓰지 않아도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습니다

게시글에 상대방의 이름을 직접 적지 않았더라도 회사명, 직급, 사진, 거주지역, 사건 발생 시기와 가족관계 등을 조합하면 주변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닉네임이나 초성만 사용했더라도 해당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표현 대상자를 알아볼 수 있었다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실명 기재 여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03

오창훈 변호사가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건에서 확인하는 부분

안녕하세요. 형사전문변호사 오창훈입니다.

제가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건을 검토할 때에는 공개한 내용이 사실인지부터 확인하지만, 그것만으로 검토를 끝내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표현, 공개 상대, 작성 목적과 공익성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문제가 된 표현을 원문 그대로 확인합니다

고소장이나 상대방이 제출한 캡처에는 전체 게시글 중 일부 문장만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게시글의 제목과 본문, 댓글, 앞뒤 대화, 첨부한 사진과 링크까지 확보해 전체 문맥을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사실이라도 객관적으로 설명한 것인지, 조롱과 모욕적 표현을 반복하면서 확산을 유도한 것인지에 따라 공개 목적과 비방 의사에 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공개된 사실의 중요한 부분이 진실한지 확인합니다

계약서, 판결문, 문자와 메신저 대화, 녹음, 계좌거래, 내부 문서와 목격자 진술을 통해 공개한 내용의 근거를 정리합니다.

세부적인 날짜나 금액에 약간 차이가 있더라도 표현 전체에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한다면 진실성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핵심적인 범행 내용이나 책임 주체가 사실과 다르다면 단순한 과장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직접 확인하지 않은 제보나 소문을 그대로 사실처럼 게시한 경우에는 정보의 출처, 확인 과정과 당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셋째,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개였는지 검토합니다

형법 제310조는 공개한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합니다.

공공의 이익은 국가나 사회 전체의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회사 구성원, 학교 학생, 아파트 입주민, 거래 이용자 등 특정한 사회집단의 안전과 공동생활에 관한 사항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행위자에게 개인적인 불만이 일부 있었다고 해도 주된 목적이 다른 구성원에게 위험을 알리거나 공동체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공익성이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이미 개인적인 분쟁이 끝났는데 상대방에게 보복하거나 망신을 주기 위해 사적인 과거를 광범위하게 공개했다면 사실이 진실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넷째, 공개 범위와 표현 방법이 필요 이상이었는지 확인합니다

공익적인 문제 제기라고 해도 상대방의 실명, 사진, 주소, 가족관계와 의료정보까지 모두 공개해야 했는지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내부 신고, 관계기관 신고나 제한된 구성원에 대한 공지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는데도 불특정 다수가 보는 SNS에 신상정보를 반복 게시했다면 표현 방법과 침해 정도가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공개 대상과 기간, 익명화 여부, 표현의 어조, 공유와 재게시를 유도했는지를 종합해 문제 제기에 필요한 범위를 넘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다섯째, 온라인 게시물의 비방 목적을 구분합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사실을 공개했다는 점 외에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추가로 확인합니다.

비방 목적은 표현 내용이 상대방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공개한 사실의 성질, 공개 상대방, 표현 방법, 공익성과 명예 침해 정도를 비교해 판단합니다.

주된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있다면 부수적으로 개인적인 감정이 일부 포함되어 있어도 비방 목적이 부정될 여지가 있지만, 모욕적인 표현과 신상정보를 반복적으로 게시했다면 비방 목적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여섯째, 게시물과 증거를 임의로 삭제하지 않습니다

고소 사실을 알게 된 뒤 게시글과 대화 전체를 삭제하면 진실성과 공익 목적을 설명할 원본자료까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원문, 작성 시각, 공개 범위, 조회·공유 내역과 관련 자료를 원본 형태로 보존해야 합니다.

추가 확산을 막을 필요가 있다면 증거를 보존한 뒤 게시물의 공개범위 조정이나 삭제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 관계자에게 연락해 진술을 맞추거나 캡처자료를 편집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전부 사실이다”라는 주장만 반복하기보다 진실성, 공공의 이익, 공개 범위와 표현 방법을 각각 나누어 설명해야 합니다. 무엇을 누구에게 왜 공개했는지가 사건의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04

자주 묻는 질문

판결문이나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사실을 공개해도 명예훼손인가요?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한다면 진실성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이라는 이유만으로 명예훼손죄가 당연히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공개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있었는지, 실명과 신상정보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지, 표현 범위가 적절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단체채팅방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만 말했어도 처벌될 수 있나요?

한 사람에게만 전달했다는 이유로 공연성이 항상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개연성이 있었고 전달한 사람도 이를 인식하고 용인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객관적으로 비밀이 유지될 관계와 상황이었다면 공연성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05

관련 법령과 판례에서 확인되는 기준

근거 주요 내용
형법 제307조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의 처벌 규정
형법 제310조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
형법 제312조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공개한 경우의 명예훼손죄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도18024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은 진실의 반대가 아니라 의견에 대치되는 증명 가능한 사실관계라는 판단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특정 소수에게 말했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전원합의체 판단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13425 진실한 사실과 공공의 이익 판단 시 내용, 공개 상대방, 표현 방법과 명예 침해 정도를 종합해야 한다는 판단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699 정보통신망상 명예훼손에서 사회적 평가 저하 가능성과 비방 목적은 별개의 요건이라는 판단

대법원은 공개한 사실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한다면 세부적인 부분에서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진실한 사실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공공의 이익에는 사회 전체의 이익뿐 아니라 회사, 학교, 단체와 같은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안전에 관한 사항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개인에 관한 사실이라도 그 사람이 수행하는 사회적 활동과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따라 공익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개 내용이 순수한 사생활에 해당하고 공개 대상과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며, 표현의 주된 목적이 상대방에게 보복하거나 망신을 주는 데 있었다면 사실이 진실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진실성뿐 아니라 공개 목적과 범위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공개한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만 주장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게시물의 전체 문맥, 공개한 대상과 방법, 공익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했던 이유를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야 합니다.

제가 사건을 검토할 때에는 원문 게시물과 대화 전체,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 게시 전 신고·확인 과정, 공개 대상과 확산 정도를 시간순으로 배열합니다. 이후 공연성·특정성과 사회적 평가 저하 여부, 진실성과 공익 목적을 각각 구분해 검토합니다.

현재 SNS, 인터넷 카페, 직장·학교 단체채팅방이나 입주민 게시판에 사실을 공개한 일로 명예훼손 고소 또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게시물을 임의로 편집하거나 관계자와 진술을 맞추기보다 원본자료와 공개 경위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창훈 형사전문변호사인 저는 표현의 전체 문맥과 공개 목적, 증거자료를 분석해 사건 단계에 맞는 대응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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